최근 AI 반도체 호황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자, 우리 사회에 또다시 고질적인 '분배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정부와 일부 정치권, 시민사회가 들고나온 ‘반도체 초과이익 배분’과 ‘국민배당금’ 논의는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기업의 자율성, 사유재산제도, 그리고 책임 경영이라는 자본주의의 대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에서 이윤은 기업이 감수한 위험(Risk)과 혁신적 투자에 대한 정당한 대가다. 대기업들이 수십 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모험적인 투자를 감행할 때 국가나 국민이 그 손실을 보전해 준 적이 있는가. 위기 때는 철저히 기업 스스로 생존을 책임지게 하면서, 호황기에 거둔 수익을 ‘초과이익’이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규정해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주장은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의가 아니라 사유재산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일 뿐이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반도체 초과이윤 배분’을 주제로 사회적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움직임은 심각한 위헌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며,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가 법적 근거도 없이 사기업의 합법적인 주주 몫과 노동자의 성과급을 거둬들여 재분배하는 논의를 주도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초법적 권한 행사다. 헌법이 허용한 국가의 경제 규제와 조정(헌법 제119조 제2항)은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장치이지, 성공한 기업의 이윤을 강제로 탈취하는 도구가 아니다. 정부의 이러한 개입은 법치주의와 자본주의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다.
'누가 호황의 과실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이미 시장의 문법에 명확히 나와 있다. 과실은 위험을 감수한 주주와 혁신에 기여한 임직원의 몫이다. 기업은 이미 법인세와 고용 창출, 후방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막대한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눈앞의 이익을 강제로 쪼개자는 포퓰리즘적 접근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멸책이 될 뿐이다. 정부는 헌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반시장적 개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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