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교수의 소신이 불편한 이유>

조전혁인증 필진

2026.07.04 · 조회 213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실용'의 민낯은 권력의 논리에 순응하는 변절의 정치였다.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조차 정권의 눈치를 보며 답을 피한 권오을 보훈부 장관의 모습은 그 단적인 장면이었다.

신념을 접고 권력에 협조하기로 했다면, 적어도 그 선택에 따른 정치적 책임까지 함께 감수하는 것이 순리다. 권력의 은혜는 누리면서 필요할 때마다 소신을 꺼내 드는 태도는 누구도 존중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최근 SNS 글로 청와대의 엄중 경고를 받은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행보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그는 전과 4범 논란이나 대통령 취임 전 기소 사건의 공소취소 압박 논란 등 정권을 둘러싼 중대한 문제들 앞에서는 침묵하거나 협조를 선택했다.

그러나 배제고 야구부 학생 징계 문제에서는 갑자기 존 밀턴과 세계인권선언을 인용하며 표현의 자유를 역설했다. 권력 앞에서는 침묵하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사안에서는 원칙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모습은 설득력보다 모순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태도는 진정한 소신이라기보다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자기 연출처럼 보인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침묵한 데 대한 도덕적 부담을 비교적 안전한 논쟁에서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상쇄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

신념은 위험을 감수할 때 비로소 신념이 된다. 대가가 따르지 않는 사안에서 원칙을 말하는 것은 소신이라기보다 '계산'에 가깝다.

공직은 권력과 양심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요구받는 자리다. 두 가지를 모두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권력도 얻고, 양심도 지켰다는 평가까지 얻으려 한다면 오히려 두 가지 모두 잃기 쉽다.

진정한 지식인의 품격은 편한 곳에서 정의를 말하는 데 있지 않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같은 원칙을 일관되게 지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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