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와 응징, 교육을 포기한 사회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학생들이 법을 어기는 것보다 '잘못된 구호'를 외치는 것이 더 큰 죄가 되는 모양이다.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응원가의 "안타 치러 가야지"를 "스타벅스 가야지"로 바꿔 불렀다는 이유로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순간의 장난이었을지 모를 어린 학생들의 치기에 대해 어른들은 6개월간 출전을 정지시키고 학생들의 미래와 선수생명을 빼앗아갔다.
교육은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가르치기보다 응징하는 데 훨씬 능숙하다. "왜 그런 행동이 문제인지" 설명하는 대신 "다시는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식의 본보기 처벌이 먼저 등장한다. 교육은 사라지고 징계만 남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사건이 보여준 사회의 민낯이다. 어떤 역사적 사건은 질문도, 농담도, 풍자도 허용되지 않는 성역이 되었다. 성역은 전체주의의 특성이지 민주주의의 특성이 아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소위 "민주화 운동"이라는 5.18이 민주주의의 상징이 아니라 전체주의의 상징으로 뒤바뀌는 기막히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정말 위험한 것은 학생들의 철없는 장난이 아니다. 작은 일탈조차 사회적 말살로 응징해야 직성이 풀리는 집단적 분노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희생시키면서 정의를 실현했다고 믿는 순간, 교육은 이미 교육이 아니라 폭력이 된다.
아이들은 실수하면서 배운다. 어른들은 그 실수를 가르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의 실수를 가르치는 대신, 아이들 자체를 처벌하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응징은 쉽다. 교육은 어렵다. 그래서 응징이 교육을 대신하기 시작한 사회는, 이미 교육을 포기한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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