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87370
조선일보
[6] 유머와 기후위기
평상에서 모기장 치고 잔 세대, 고모와 삼촌은 얼마나 웃겼던가
에어컨에 밖은 더 뜨거워지는 불평등… 공통의 감각도 사라진다
지난주, 워크숍 일정으로 열흘 넘게 독일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세 군데 대학을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만나 토론했는데, 인상적인 점 하나. 날이 무척 무더웠지만 세 대학 강의실 모두 에어컨이 없었다. 그래도 선풍기라도 한 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마저도 없었다. “작가님, 많이 더우시죠?” 담당 교수는 그렇게 묻고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하지만 그마저도 밖에서 공사한다고 10분 후 모두 닫아버렸다). 나는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다. 생수를 두 병 가까이 마시며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지만, 땀만 더 흐르는 것 같았다. 원래 나는 학생들과 웃으면서 한국 문학에 대해 좀 길게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유머도, 농담도 나누면서 그렇게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한국 문학의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만 것이다. 반대로 독일 학생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사람이 우선 살고 봐야지. 그러면서 그 순간 깨달은 거 하나. 기후위기가 심해지면 유머는 점점 더 사라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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