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35270
중앙일보
지난 1일 서울 동대문 밀레오레 상가, 1층에 미로처럼 늘어선 옷 가게 사이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허름한 엘리베이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17층에 도착하니 윙윙거리는 형광등 아래 오랫동안 비어 있는 사무실 출입문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인적은 드물었고 공간 전체에 서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13층부터 20층까지 중앙부가 뚫린 구조에, 같은 형태의 복도가 반복되는 모습은 영화 ‘백룸’을 떠올리게 했다.
지난 5월 국내 개봉한 영화 ‘백룸’이 해외 공포영화로는 드물게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 속 ‘리미널 스페이스’를 현실에서 찾아 체험한 뒤 후기를 공유하는 이른바 ‘백룸 투어’ 콘텐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리미널 스페이스란 텅 빈 사무실이나 인적 없는 쇼핑몰처럼 익숙한 공간 같지만 원래라면 있어야 할 것들이 없어 미묘한 괴리감·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를 말한다. 2010년대 해외 인터넷 문화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영화 ‘백룸’에도 이런 공간들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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