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 수장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조정식이 국회의장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은 주권자 국민의 선택"이라는 발언을 던졌다.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그동안 야권과 비판 세력은 "친명이 이재명을 내세워 대장기 집권을 구상한다"는 을 주장을 해왔다. 그런데 이게 음모론이 아니라, 친명계 핵심 인사들의 머릿속에 정교하게 짜여 있던 '플랜 B'였음을 확인하는 발언이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 독재 정권이 권력 연장을 위해 개헌을 악용했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국민이 피를 흘려 선택한 민주주의의 방파제다. 그럼에도 정무특보 출신의 국회의장이 "국민의 선택"이라는 요언으로 국민을 현혹한다.
돌아보면 이 정권의 행보는 일관됐다.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파기환송심이라는 법적 외통수를 벗어나기 위해 수사권을 무력화하는 공소취소 '검법(檢法)'을 동원했다. 그게 '국민의 반발'로 막히니 급기야 헌법마저 손대겠다는 헌법개정 '신공(神功)'을 꺼내 들었다.
한 사람의 형사책임을 면해주고 재집권 길을 터주기 위해 법률도 모자라 헌법까지 고치겠다는 발상이 과연 정상적인 민주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가.
이들은 입만 열면 과거의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며 자신들이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양 행세해 왔다. 그러나 제도를 악용해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헌법을 특정인의 방탄복으로 개조하려는 지금의 행태는 어떠한가.
총칼 대신 법조문과 의석수를 무기로 민주주의의 게임의 법칙을 파괴하는 짓이야말로 과거의 군사 쿠데타보다 훨씬 치밀하고 비열한 '제도적 쿠데타'이자 '조폭식 권력 사유화'에 다름 아니다. 세력을 등에 업고 법과 절차를 무시하며 오직 '두목 구하기'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 조폭의 세력 싸움과 무엇이 다른가.
"내년이 개헌 적기"라며 군불을 지피던 조정식 의장과 여권은 논란이 거세지자 불과 몇시간 만에 "원론적 발언"이라며 오리발을 내민다. 하지만 이미 던져진 밑밥과 드러난 검은 속내를 거두어들일 수는 없다. 국민을 주권자가 아닌 장기 집권의 들러리로 세우려는 정략은 반드시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헌법을 파괴해서라도 살아남겠다는 욕망을 거두지 않는다면, 그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역사의 유죄 판결은 연임은 고사하고 임기가 끝나기 전에 먼저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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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승자박 하는 악수가 될 것입니다.